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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상_도스또예프스끼_열린책들
20090825~20090922
내 생각으로는 열두 살쯤 됐을 때부터, 즉 자신에 관한 올바른 자각을 가지기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나는 사람들을 싫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싫어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왠지 사람들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친한 사람들에게까지도 순진한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모조리 말하지 못하는 자신이,
물론 내키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모든 것에 회의적이고 우울하며 비사교적인 자신이,
무엇 때문인지 항상 억제해 버리는 자신이,
때로는 내 자신도 아주 서글프게 느껴졌다.
그리고 또 오래 전, 거의 유년 시대부터 사람들에게 아주 비판적이고
때로는 타인을 지나치게 비난하는 경향이 내 성격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을 나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못된 성벽을 표출하고 난 다음에는 곧바로
<나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라는, 너무나 결딜 수 없는 자책감이 나를 자주 괴롭혔다.
얼마나 자주 나는 나 자신을 질책하고 자성했던가!
그러한 문제에 빠져 들지 않으려고 나는 고독한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또 한편 아무리 노력해도, 사실 나는 무진 애를 썼지만,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무엇 하나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적어도 나와 같은 연배의 학교 친구들은
야말로 예외 없이 모두 배면적 정신 세계에서 나보다 휠씬 저급한 단계에 있는 아이들뿐이었다.
지금도 내 기억 속에는 단 한 명의 예외도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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