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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예찬_다비드 르 브르통_현대문학
20090607~20090613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시 말해서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과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Robert-Loouis Stevenson, Journal de route aux Cevennes(세벤지방 유랑기),
Toulouse, Privat, 1978, 179쪽
22쪽
메모_
물질적인 것, 현실적인것, 눈에만 보여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
내가 내 스스로에게 기쁨, 안식,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내안에서 시작되는 것일 것이다.
찾아봄_
에스프리_기지(機知), 재치라는 뜻의 프랑스어.
육체에 대한 정신을 의미하며, 근대적인 새로운 정신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동시에 프랑스인 특유의 지성적인 정신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프랑스인들은 세련되고 생기 있는 대화를 존중하는데, 그들의 재치있고 빈틈 없는 발상을
에스프리라고 하며 영국 사람들의 '유머'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_네이버 백과사전, 두산백과사전 발췌
머지 않아 온갖 책무들, 볼일, 들고 가야 할 짐보따리 때문에
나는 하는 수 없이 점잔을 빼면서 자동차를 타야 했다.
전과 달리 그때부터 내가 여행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가는 기쁨과 도착하는 기쁨뿐이었다.
Jean-Jacques Rousseau, Les Confessions(고백록), Paris, Livre depoche, 1972, 88쪽
22쪽
메모_
내가 평소 느꼇던 여행의 느낌.
한 장님이 원을 그리며 순환하는 길을 끝없이 따라서 걷는다.
그 길에는 장애물이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두 다리를 잊어버리고 싶다.
그는 세계를 기억하고 싶고 냄새와 바람결을 기억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감히 자신의 습관의 궤도 밖으로 나서는 모험은 하지 못한다.
83쪽
메모_
또다른 걷는 방법이라 말하지만 꼭 나의 삶 같다는 느낌이다.
장 자크 루소는 말한다 '보행에는 내 생각들에 활력과 생기를 부여하는 그 무엇이 있다.
나는 한자리에 머물고 있으면 거의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내 몸이 움직이고 있어야 그 속에 내 정신이 담긴다.
들판의 모습, 이어지는 상쾌한 정경들, 대기, 대단한 식욕, 걸으면서 내가 얻게 되는 건강,
술집에서의 자유로움, 내가 무엇엔가 매여 있다고 느끼게 하는 모든 것,
나의 처지를 상기시키는 모든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
그런 모든 것이 내 영혼을 청소해주고 내게 보다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대담성을 부여해주고
존재들의 광대함 속에 나를 던져넣어 내 기분내키는 대로 거리낌없이 두려움 없이
그것을 조합하고 선택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Jean-Jacques Rousseau, Les Confessions(고백록), Paris, Livre de poche, 1972, 248쪽
94~95쪽
키에르 케고르는 1847년 제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들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쫓아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95쪽
'한 개인의 고유한 본성, 고유한 생각들은 오직 다른 정신들을 피하여
자기 자신과 정대면하는 상태를 되찾았을 때에야 비로소 발전될 수 있다.
' 육체와 정신의 여러 가지 요구들은 서로 일치하여 장소에 따라 다른 세계에 대한 주의를 동원한다.
셸은 말한다. '인적이 드문 들판에서 산책을 할 때는 비록 혼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연에 대한 인상이 지배적이 된다. 반대로 도시를 끼고 도는 오솔길에서는
비록 혼자서 하는 산책일 때에도 영적 감각을 지배하는 것은 사회생활에 대한 생각들이다.
그것이 비록 그 장소에서 얻어지는 인상 때문이라 할지라도 그렇다.'
137쪽
길을 갈 때 그 길의 멀고 가까움이나 풍경은 보행자 자신의 정서적 조건과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피곤함, 서두름, 마음의 한가함의 정도에 따라 길은 걷는 사람에게 순조로울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길의 객관성은 그때그때의 분위기라는 필터를 통해서 걸러진다.
길은 몸에 의한 일종의 적응과정이므로 순수한 현상이라기 보다는 심리학 혹은 정서적 지리학에 가깝다.
193쪽
도시인은 침묵이 지배하는 공간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그는 침묵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얼른 큰 소리로 말을 하거나
자동차의 라디오나 시디 음악을 켜서 안도감을 주는 소리를 추가하고
누구에게건 휴대전화를 걸어서 자기의 존재를 확인받고자 한다.
소음에 길이 든 사람들에게 고요한 침묵의 세계는 결국 표적이 사라진 불안의 세계가 되고 만다.
212~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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